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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좋은 생각/법정스님 "무소유" 중에서] 나뭇가지가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눈에 꺽인다.

by 서호두 2024. 12. 2.


법정스님 책 "무소유" 중에서
제목 설해목 / 범우사

안녕하세요?


11월말 지난 주에 많이 눈이 왔지요?


11월에 눈이 내린 것이 정말 흔하진 않죠?
그것도 이렇게 많이 오다니, 그야말로
낙엽이 다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흰눈으로 갑자기 세상이 덮여졌죠.


경복궁 2024.11월 말


제가 사는 서촌과 경복궁 일대도 정말 하얀
세상이 되었었네요.

눈이 이틀에 걸쳐 저렇게 많이 왔죠.
조용히... 쌓였네요.


저렇게 많이 내리는 눈과 나무를 보니
문득 법정스님 책의 한구절이 생각나네요.
무소유책에서 "설해목"이라는 부분인데요.


산에서 살아 보면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꺽인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꺽이게 된다.

-무소유/범우사-

가지 끝에 사뿐사뿐 내려 쌓이는
그 가볍고 하얀 눈에
꺽이고 마는 것이다.


무소유/범우사

깊은 밤, 이 골짝 저 골짝에서 나무들이
꺾이는 메아리가 울려올 때,
우리들은 잠을 이룰 수 없다.
정정한 나무들이 부드러운 것 앞에서
넘어지는 그 의미 때문일까.

산은 한겨울이 지나면 앓고 난
얼굴처럼 수척하다.

무소유/범우사

특히나 눈 내려던 새벽, 문득 법정스님의
이 글을 생각하니 더 울림이 오네요.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라는 것.
저렇게 강인한 나무 가지도 오히려
살포시 내려앉은 눈에 꺽인다는 것.

이것을 통해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령, 자식에 대한 훈계, 회초리보다
따뜻한 눈빛과 기다림이 오히려 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지요.
힘으로 제압하는 것보다 사랑으로
감동시키는 그 무엇.
친구가 힘들 때, 묵묵히 손을 잡아주는
그 무엇... 공감..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조금은 더 지혜로운
삶을 살기위해 두고두고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네요.

마지막에 법정스님은 멋진 말로 마무리를
하네요.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든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1968

무소유/범우사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네요.
어떻게 스님은 저런 멋진 표현을 하실 수
있으실까요?  
제가 존경하는 법정스님입니다.

눈이 많이 올 때면,
먼 산 나무에 하얀 눈이 쌓인 것을 볼 때면,
전 부드럽게 내리는 저 하얀눈에
조용히 한 밤중에 부러지는 나무가지를
상상해 보곤 합니다.

밤이 깊었네요.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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